고려 충숙왕(忠肅王)~우왕(禑王) 때의 문신이자 학자로 밀직제학(密直提學)을 지낼 때 공석에서 신돈(辛旽)을 비판하여 파면되었다가 신돈이 실각한 후 계림부윤(鷄林府尹)으로 복직했던 이달충(李達衷, 1309~1385)이 그림자를 두고 후인들에게 이렇게 이르고 있다.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.

내가 하는 모든 동작을 / 凡我所動作
그림자는 하나하나 똑같이 하네 / 一一皆效爲
다만 나는 말이 많은데 / 唯我頗多言
그림자는 이것만은 따라하지 않네 / 影也不取斯
그림자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/ 影也豈不云
말은 몸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/ 言迺身之危
그림자가 나를 본받을 것이 아니라 / 顧非影效我
내가 그림자를 스승으로 삼아야 하리라 / 我迺影爲師
